음식과 약은 다르지 않으며 본래 하나의 근원이라는 약식동원이라는 말도 요리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소용없는 말이 되어 버린다. 몸에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면 맛이 있거나 없거나 쓰거나 맵거나 상관없이 기꺼이
먹을 수 있겠지만, 이왕이면 맛도 있고 몸에도 좋고 약성 또한 뛰어난 음식이 좋지 않겠는가.
'사기'와 '오미'란 게 있다. 사기란, 음식물이 몸 안에 들어가 작용하며 나타내는 네가지 기운 즉 한, 열, 냉, 온을
일컫는다. 아시다시피 오미는 음식물이 지닌 고유의 독특한 성질을 다섯가지 맛으로 구분한 것이다.
산,고, 감, 신, 한 등 다섯가지의 성질은 몸 안으로 들어가 사기를 형성하여 인체에 영향을 준다.
신맛은 간과 쓸개, 쓴맛은 심장과 소장, 단맛은 비장과 위장, 매운맛은 폐와 대장, 짠맛은 신장과 방광에 약리
작용을 한다.
우리 몸은 생존을 가장 우선으로 인식하게끔 프로그램 되어 있다. 수분과 염분이 땀으로 빠져나가면 갈증이 생겨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게끔 몸이 반응하며, 에너지가 소모되어 기력이 다운되면 초콜릿 같은 단것이 당기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이것은 몸 상태가 정상적일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이나 반응 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부족한
것을 채우라는 지시가 내려오지 않는다. 몸에 문제가 생겨도 한참 동안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암과 질병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자주 보충해야 하는 연료나 계기판을 보거나 운행정도를 계산해 주유 시기를 알 수 있지만
엔진 오일의 누유는 주차장 바닥에 기름이 흘러나온 후에야 알 수 있고 미션오일은 변속기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문제가 생긴 걸 알 수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교체작업 또한 보통 일이 아니다. 자동차는 문제가 생기면 부품 교체라도 할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웬만해선 닳고 닳을 때까지 그냥 써야 한다는게 다르다.
자동차도 평소 점검 잘 하면 운전중에 갑자기 퍼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며, 우리 몸 또한 평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강과 수명이 결정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운동과 음식밖에는 답이 없다. 음식을 먹더라도
이왕이면 내 몸에 이로운 생각을 하며 섭취하는 것이 좋고, 먹어봤자라는 식의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 일에만 그치지 말고 직접 요리를 하며 내 몸의 건강을 생각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